2024.05.17 (금)

  • 맑음속초22.9℃
  • 맑음24.7℃
  • 맑음철원24.1℃
  • 구름조금동두천23.5℃
  • 맑음파주22.7℃
  • 구름많음대관령18.2℃
  • 구름조금춘천24.2℃
  • 맑음백령도16.9℃
  • 구름많음북강릉25.8℃
  • 구름많음강릉26.6℃
  • 구름많음동해21.5℃
  • 구름많음서울23.4℃
  • 구름많음인천20.1℃
  • 구름조금원주24.7℃
  • 구름조금울릉도20.4℃
  • 구름조금수원23.8℃
  • 구름많음영월23.7℃
  • 구름많음충주23.6℃
  • 맑음서산20.9℃
  • 맑음울진25.7℃
  • 맑음청주25.7℃
  • 맑음대전25.3℃
  • 구름많음추풍령25.1℃
  • 맑음안동25.9℃
  • 구름조금상주27.4℃
  • 구름조금포항25.6℃
  • 맑음군산24.0℃
  • 맑음대구28.3℃
  • 맑음전주26.0℃
  • 구름조금울산25.6℃
  • 구름조금창원23.1℃
  • 맑음광주24.7℃
  • 맑음부산21.4℃
  • 구름조금통영21.6℃
  • 구름조금목포23.1℃
  • 구름많음여수20.8℃
  • 구름조금흑산도21.3℃
  • 구름조금완도22.0℃
  • 구름조금고창
  • 구름조금순천23.5℃
  • 구름조금홍성(예)22.8℃
  • 맑음24.1℃
  • 구름많음제주22.9℃
  • 맑음고산19.7℃
  • 구름조금성산22.6℃
  • 구름조금서귀포22.7℃
  • 구름조금진주23.6℃
  • 구름조금강화20.5℃
  • 구름많음양평24.6℃
  • 구름많음이천25.3℃
  • 맑음인제23.5℃
  • 구름많음홍천23.5℃
  • 구름조금태백21.8℃
  • 구름조금정선군25.5℃
  • 구름많음제천22.9℃
  • 맑음보은24.4℃
  • 구름조금천안24.9℃
  • 맑음보령22.4℃
  • 맑음부여25.0℃
  • 맑음금산25.2℃
  • 맑음25.0℃
  • 맑음부안25.0℃
  • 맑음임실24.1℃
  • 맑음정읍26.3℃
  • 맑음남원25.0℃
  • 맑음장수22.9℃
  • 맑음고창군25.0℃
  • 구름조금영광군23.3℃
  • 맑음김해시23.3℃
  • 맑음순창군24.9℃
  • 구름조금북창원23.8℃
  • 맑음양산시23.8℃
  • 구름조금보성군23.4℃
  • 구름조금강진군24.1℃
  • 구름조금장흥24.2℃
  • 맑음해남21.4℃
  • 구름조금고흥23.7℃
  • 구름조금의령군25.0℃
  • 구름조금함양군25.0℃
  • 구름조금광양시24.6℃
  • 구름조금진도군20.8℃
  • 맑음봉화23.5℃
  • 맑음영주24.5℃
  • 맑음문경25.6℃
  • 맑음청송군25.8℃
  • 맑음영덕23.8℃
  • 맑음의성27.1℃
  • 맑음구미27.1℃
  • 맑음영천26.4℃
  • 구름조금경주시28.3℃
  • 구름많음거창23.3℃
  • 구름조금합천26.4℃
  • 구름조금밀양25.5℃
  • 구름조금산청24.8℃
  • 구름조금거제21.6℃
  • 구름많음남해21.6℃
  • 맑음22.8℃
기상청 제공
국민연합뉴스 로고
[림삼의 초대시 ] 사랑 중에 반은 미련이리니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림삼의 초대시 ] 사랑 중에 반은 미련이리니


KakaoTalk_20240430_220814152.jpg

최윤지 기자 

 

- 사랑 중에 반은 미련이리니 -

 

떠나야지, 떠나야지,

이젠 정말 떠나야지

 

하마 언제부터인가,

서두는 몸짓으로 내 망설임 채근한 것이

 

비오는 날은 골라내고

바람불 때는 피해서

꽃 피면 부정태울라

낙엽이라도 지면 쓸쓸하니 그건 더욱 안되지

눈이 부셔도 좀은 머쓱하긴 해

 

KakaoTalk_20240430_220814152_03.jpg

신내호수 왕벚꽃/ 최윤지 기자 

 

그리고....

그리고....

어쩜 하양 눈 내리는 밤일수록

발자욱이 한결 더 서러울텐데

 

이 밤이 밝아지면 훌쩍 가버릴 껴

울며불며 매달려도 뿌리치고 떠날 껴

다짐한 밤일수록 못내 짧기만 하고

그냥저냥 떨치지 못하는 주저함

 

팔만 휘젓다 보내버린 새벽

 

그래도 나는 또 정정당당한 목청으로

헛기침 크게 하며 뒷짐진 채 소리치다

 

그래!

내가 참지, 참아낼 텨

까짓, 내가 양보하면 되는 거니깐-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

어차피 너나 나나

사랑 중에 반은 미련이리니....

 

림삼.jpg

림삼 작가,문학평론가 & 시인

 

- 작가의 시작노트 -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참 묘하다. 만나기 싫은 사람은 더 자주 눈에 띄고, 붙잡고 싶은 사람은 금세 떠날 사연이 생겨난다.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에게서 진한 연민을 느끼게 되다가도, 조금 자주 부딪치면 그게 또 이상스레 싫증이 난다. 도무지 갈피를 잡기 힘든 마음 때문에 변덕을 부리게 되는 게 사람이다. 그런 일정치 않은 심리상태 가운데에서 자신도 모르게 특별히 이어지는 인연을 우리는 바로 필연이라 이름 붙인다.

 

그렇게 맺어지는 특별한 만남이기에 우리는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늘상 쉽게 보고, 만날 수 있다 해서 그것이 그만큼 가볍기만 한 게 아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소중하게 가꾸어야 하는 연분이라는 것이 아닐까 하고 우리는 이미 머리로 수긍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음으로 이어지는 단계인 가슴으로까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어디까지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고, 어떤 것이 사람의 마음으로 연결된 만남인지를 알 길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우리의 만남들을 정말 보배처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생기하거나 소멸하는 데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고 보고, 생멸에 직접 관계하는 것을 '인'이라고 하며, 인을 도와서 결과를 낳는 간접적인 조건을 '연'으로서 구별하는데, 실제로 무엇이 인이고 무엇이 연인가를 확실히 구분하는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연은 ‘인과 연’과 ‘인으로서의 연’의 두 가지로 해석되는데, 이 양자를 일괄해서 연이라고 하며, 인연에 의해서 사물이 생기하는 것을 '연기(緣起)'라고 하며, 발생한 결과를 포함해서 '인과'라고도 한다.

 

KakaoTalk_20240430_220814152_06.jpg

최윤지 기자 

 

인연, 연기, 인과는 불교 교리의 가장 근본적인 사고방식인데, 반드시 인(因)에서 과(果)로 가는 시간적 관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동시적인 상호 의존관계, 조건도 의미하고 있다. 인연은 본래의 의미에서 더욱 확대되어서 유래, 내력이나 사물의 도리의 의미로 이용되는데, 인연을 ‘트집’의 의미로 이용하거나 ‘연기가 나쁘다’ 라는 표현 방법은 본래의 의미에서는 멀어진 뜻이다.

 

수필가 ‘피천득’의 대표적인 색깔은 맑고 고운 비둘기 빛이다. 소년같은 진솔한 마음과 꽃같이 순수한 감성과, 성직자같은 고결한 인품과 해탈자같은 청결한 무욕(無慾)을 지니고 있다. 그렇게 새록새록 솟아올라 우리의 마음을 물들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단언컨대 그의 수필은 백 마디 천 마디로 표현해야 할 것을, 될 수 있는 대로 적은 수표의 언어 안에 함축시키는 절제가 돋보인다. 그리움을 넘어서 슬픔과 애닯음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피천득의 미문(美文)은 언제, 어느 때 읽어도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친구와의 인연을 아름답게 그린 ‘우정’에 나오는 내용이 생각나서 우선 적어본다. “우정의 비극은 인연이 아니다. 죽음도 아니다. 우정의 비극은 불신이다. 서로 믿지 못하는데서 비극은 온다. 마음 놓이는 친구가 없는 것같이 불행한 일은 없다. 늙어서는 더욱 그렇다. 나에게는 수십 년 간 사귀어온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하나 둘 세상을 떠나 그 수가 줄어간다. 친구는 나의 일부분이다. 나 자신이 줄어가고 있다.” 이 얼마나 사실적이고 가슴 에이는 떨림인가? 깊어가는 이 봄에 인연의 소중함을 갈무리하기 위한 방점으로 꼭 기회를 만들어 가까이 해보길 권하는 바이다.

 

KakaoTalk_20240430_220814152_08.jpg

수원화성 서장대에서/최윤지 기자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스치고, 현명한 사람은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 수시로 다가왔다 스러지는 인연의 윤회를 얼마나 소중한 필연으로 만드는가는 모두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언제나 진솔하고 담백한 마음으로 인연을 이어가자.

 

모름지기 사랑은 인연의 최고봉이므로 깊은 우물을 닮아야 한다. 내 안의 물을 퍼내고 또 퍼내어 그의 갈증을 씻어주는 우물이어야 한다. 사랑은 함께이다. 그러나 그가 나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와 함께 하는 것이다. 함께를 통해 나는 점차 소멸되고 드디어 우리가 탄생한다. 또한 사랑은 실천이다. 그를 위해 몸을 움직이는 수고다. 나의 전 생애를 한 곳으로 모으는 노력이다. 생명을 걸고 쫒아야 할 헌신이다.

 

그리고 사랑은 그를 향한 깊고도 먼 눈길을 지녀야 한다.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더 깊이 마음에 품어두어야 한다. 사랑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이해하려 애쓰지 말자. 이해되지 않는 부분 때문에 속상해 하지도 말자. 사랑은 이해보다 훨씬 윗 길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그의 쪽으로 걸어간다는 뜻이다. 사랑받는다는 것은 그가 내 편으로 다가옴이다. 사랑을 이룬다는 것은 두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는 뜻이다.

 

KakaoTalk_20240430_220814152_13.jpg

수원 2024 부처님오신날 맞이 2024.04.27 연등축제/ 최윤지 기자 

 

사랑은 다시 시작케 하는 힘이다. 지쳐 주저앉은 나를 일으키는 동력이다.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가능성이다. 사랑은 그 사람을 등에 업고 먼 길 가는 것이다. 지치고 고단해도 내려놓지 않은 채 뚜벅 뚜벅 아득히 먼 길을 걷고 또 걷는 것이다. 어제에 대한 집착이 오늘의 사랑을 초라하게 만든다. 어제와 오늘의 비교가 사랑을 무력하게 만든다.

 

어제는 오늘의 사랑을 이룩한 한 과정이었다. 오늘은 내일 더 사랑키 위한 또 다른 과정이다. 진정한 사랑은 내 자신을 태운다. 나를 태워 마침내 그를 따뜻하게 만든다. 그에게 온기가 되어주지 못한다면 나는 아직 사랑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 셈이다. 아직 인연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내가 먼저 좋은 생각을 가져야 좋은 사람을 만나고, 내가 멋진 사람이라야 멋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내가 먼저 따뜻한 마음을 품어야 따뜻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비록 우연히 맺어진 인연이나마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하고, 오래오래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인연과 연분 속에서 더불어 사는 것이거늘, 잠시의 소홀로 연이 끊겨 후일 아쉬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KakaoTalk_20240430_220814152_14.jpg

수원연등축제 2024.04.27 /최윤지 기자

 

또한 인연의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것이다. 삶의 고리도 끊는 게 아니고 푸는 것이다. 어느날 젊은 며느리에게 포장이 몹시 꼼꼼하게 된 소포가 왔다. 가위를 찾아 포장된 끈을 자르려고 할 때 어머님이 말리셨다. “얘야,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거란다.” 며느리는 포장끈의 매듭을 푸느라 한동안 끙끙거리며, 가위로 자르면 편할 걸 별 걸 다 나무라신다고 속으로 구시렁거리면서도 결국 매듭을 풀었다.

 

다 풀고나자 어머님의 말씀, “잘라 버렸으면 쓰레기가 됐을텐데, 예쁜 끈이니 나중에 다시 써먹을 수 있겠구나.” 라고 천진하게 웃으시더니 덧붙이셨다. “인연도 잘라내기 보다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단다.” 혹시나 얽히고 설킨 삶의 매듭들이 있다면 하나, 하나 풀어 가자. 목하 봄이 내닫는다.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막힌 인연은 뚫고, 꼬인 인연은 풀어, 내일은 활짝 웃는 반가운 인연으로, 더 좋은 인연으로 수 놓아가자.

 

KakaoTalk_20240430_220814152_04.jpg

  사월을 보내는 꽃잎의 인사/최윤지 기자


관련기사




포토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